모험도감

An Illustrated Guide to Urban Adventure

2015.5.20 - 6.20

Project 1. 전시후원작가

유목연

Mokyon YOO

‘모험도감’은 유목연 작가가 2011년에서 2014년까지 4년 동안 타의 반, 자의 반에 의해 생존할 수밖에 없었던 도시 유목생활의 기록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어떻게 생존 혹은 기생할 수 있었는지 몸으로 체험했던 결과를 마치 골목길을 연상시키는 미로 구조의 설치형식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노숙하며 겪었던 어둡고 칙칙한 터널의 느낌대로 폐자재가 얼기설기 얽혀있는 목조구조물을 엉성한 형태의 집을 짓듯 혼자서 지었다. 짓기 전, 그는 설계도면이나 스케치 없이 머릿속에 아웃라인만 그려놓고, 살기 위해 선택했던 막노동의 경험으로 2주간에 폐목을 드로잉 하듯 펼쳐나갔다. 전략보다는 몸의 움직임과 동물적 감각이 직설적인 언어표현이 되어 하나의 덩어리 구조를 만들었다. 두서없이 뚝딱뚝딱 만든 구조물의 내부 벽면에 그가 살아온 굴곡의 흔적들(에피소드, 단순한 절도, 도박, 섹스 등)을 낙서형식의 그림과 글로 여기저기에 끄적거렸다. 미로를 빠져나오면 중정에 그가 경험한 상징물이 놓여있다. 하나는 쥐(작가)와 비둘기(위협적인 사람)가 싸우는 장면을 박제로, 또 하나는 폐목으로 만든 의자 위에 이 장면을 감시 혹은 응시하는 사람(배우, 지하의 왕 배역)이 등장한다. 중정 건너편에 있는 작은 방에는 기계처럼 생각 없이 반복되는 유목의 일상을 끊임없이 한 동작만 반복되는 움직이는 장난감에 비유했다. 이 전시는 작가 자신의 생존 방식을 체험하듯 관객들에게 몸소 탐험하게 한다. 이러한 모험에 감응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내용으로는 사회시스템의 일상적인 구조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냄과 동시에 한 인간의 생존 게임을 예술의 경계 위에 실험해봄으로써, 또 다른 삶의 유형에 대한 담론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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